"어르신들의 시끄러운 대화와 느린 주문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하십니다."
얼마 전, 한 카페가 '60세 이상 어르신 출입 제한(No Senior Zone)'을 내걸어 온라인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
'아이들의 소란'을 막겠다며 등장했던 '노키즈존'이,
이제는 '노인들의 불편함'을 막겠다는 '노시니어존'으로 진화(?)한 것이죠.
'업주의 영업상 자유'라는 주장과 '명백한 세대 차별이자 혐오'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조용히 머물다 갈 권리'와 '나이 때문에 거부당하지 않을 권리'.
과연 무엇이 우선일까요?
'노시니어존'이라는 씁쓸한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관용과 세대 갈등의 민낯을 까칠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혐오의 확산, '노시니어존'이 말해주는 3가지 진실]
🚷 '효율'이라는 이름의 비정한 차별
'노시니어존'을 내거는 업주들은 말합니다.
"키오스크 주문을 어려워하고, 오래 앉아계셔서 회전율이 떨어진다"고요.
즉, '효율성'과 '수익성'을 위해 특정 연령층을 배제하겠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논리가 용납된다면, 다음 차별의 대상은 누가 될까요?
실제로 이미 일부 스터디 카페에서는 '40대 이상 직장인 출입 금지'¹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효율'이라는 칼날은 결국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부터 베어내기 시작합니다.
🗣️ 소통 대신 '배제'를 선택한 게으른 사회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면
"조금만 조용히 해주시겠어요?"라고 정중히 요청할 수 있습니다.
키오스크 사용이 어렵다면, 직원이 다가가 친절히 설명해줄 수 있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소통의 비용'을 감수하는 대신,
'배제의 편리함'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노키즈존'을 아동 차별 행위로 규정²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차별은 연령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습니다.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 대신, 갈등의 원인을 '삭제'해버리는 가장 게으르고 폭력적인 방식입니다.
👨👩👧👦 다음 차별의 대상은 '바로 당신'일 수 있다
"나는 노인도 아니고, 아이도 없으니 상관없어"라고 생각하시나요?
큰 착각입니다.
'특정 집단은 불편하다'는 낙인이 용인되는 사회에서,
차별의 영역은 무한히 확장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노인이지만, 내일은 외국인, 장애인, 혹은 뚱뚱한 사람,
심지어 '혼자 온 사람'이 될 수도 있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배제하는 것에 무감각해지는 순간,
언젠가 그 차별의 칼날은 반드시 나 자신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노시니어존'은 단순히 몇몇 카페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와 '너'를 가르고, 우리 사회의 관용과 연대의식을 좀먹는 위험한 신호입니다.
지금 우리가 막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거대한 '노 OOO 존'이 될지도 모릅니다.
주석 (Sources)
¹ 2025년 온라인 커뮤니티 및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실제 사례.
² 국가인권위원회, 2017년 9월 '노키즈존' 아동 차별 진정 사건 결정문.
'[까칠한 팩트] 상식이 있는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까칠한 팩트] 🧐 공매도 재개, '개미'는 또다시 기관의 밥이 되는가? (1) | 2025.08.15 |
---|---|
[까칠한 팩트] 🧐 '길 위의 흉기' 전동킥보드, 도대체 누가,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4) | 2025.08.15 |
[까칠한 팩트] 😵 OECD 꼴찌 '워라밸'의 나라, '주 4일제'는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가 (10) | 2025.08.14 |
[까칠한 팩트] 🧐 '내 집 마련' 위한 필수 상식, PIR·DSR·LTV 모르면 당신만 손해 (16) | 2025.08.14 |
[까칠한 팩트] 🧐 6천만원 목걸이와 374만원 월급, '정치인 해명'의 놀라운 진화론 (13) | 2025.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