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지원자 OOO입니다. 지금부터 AI 역량 검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요즘 취업 준비생(취준생)들에게는 면접관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생겼습니다.
바로 웃지도, 울지도 않는 무표정한 얼굴의 'AI 면접관'이죠. 🤖
이제는 AI의 마음에 들기 위해 표정 짓는 법을 연습하고,
AI가 좋아하는 단어를 골라 말하는 스터디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공정성'과 '효율성'을 명분으로 확산되고 있는 AI 채용, 정말 우리를 위한 기술일까요?
전체 기업의 40% 이상이 채용 과정에 AI를 활용¹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 새로운 '평가자'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공정성'이라는 착각 뒤에는 다음과 같은 함정들이 숨어있습니다.
[AI 면접, '공정성'이라는 착각 뒤에 숨은 3가지 함정]
🤖 '표준 인간'만 뽑는 알고리즘의 차별
AI는 과거 합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성과자'의 특징을 학습합니다.
만약 과거 합격자들이
특정 대학 출신, 특정 성별, 특정 유형의 얼굴 표정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면?
AI는 자신도 모르게 그 편향을 학습하고, 비슷한 사람들만 골라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에서는 여성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AI 채용 시스템을 개발했다가 폐기²한 사례도 있죠.
'데이터'에 기반한 공정성이, 오히려 '데이터'에 기반한 무서운 차별을 낳을 수 있습니다.
🎭 진솔함 대신 '연기력'을 평가하는 시스템
AI 면접은 지원자의 표정 변화, 목소리 톤, 사용하는 단어 등을 분석해 역량을 평가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준생들은 솔직한 자기 생각을 말하기보다
AI가 좋아할 만한 '정답'을 연기하게 됩니다.
'도전', '열정', '성공' 같은 키워드를 억지로 집어넣고,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짓는 연습을 하는 거죠.
결국 지원자의 진솔한 내면이 아닌,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연기력'을 가진 사람이 합격하는 코미디가 벌어지는 겁니다.
📊 당신의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는 감시 사회
당신이 AI 면접 게임을 하는 동안,
AI는 당신의 얼굴 근육 움직임 하나, 목소리 떨림 하나까지
모두 데이터로 수집하고 저장합니다.
이 데이터가 어떻게 관리되고, 언제 파기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아직 미미³합니다.
당신의 가장 내밀한 감정 표현까지 수치화되어
기업의 서버에 떠도는 사회. 과연 '효율'이라는 단어 하나로 이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AI 채용은 어쩌면 기업에게 '최고의 직원'이 아닌,
'가장 예측 가능하고 통제하기 쉬운 직원'을 찾아주는 도구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알고리즘에게 내 인생의 중요한 관문을 맡겨도 되는 것인지,
이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주석 (Sources)
¹ 사람인, 2025년 3월 국내 500대 기업 대상 'AI 채용 솔루션 활용' 설문조사.
² 로이터 통신, 2018년 '아마존 AI 채용 시스템 성차별 논란' 보도.
³ 국가인권위원회, 2024년 'AI 채용 차별 실태조사 및 개선 권고'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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